종교와 과학이 만나는 땅, 이스라엘

1. 고대와 현대가 교차하는 땅, 이스라엘의 역사와 정체성

이스라엘은 중동 지역에 위치한 지중해 연안의 소국으로, 세계사에서 가장 독특하고 복합적인 역사적 궤적을 가진 나라 중 하나이다. 이스라엘의 역사적 뿌리는 기원전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대 민족의 조상인 아브라함의 이야기에서부터 다윗 왕국, 솔로몬 왕국에 이르기까지 이 지역은 유대교의 성지로 오랫동안 기억되어 왔다. 이후 바빌로니아와 로마 제국, 오스만 제국 등의 지배를 거쳐, 20세기 초 시오니즘 운동에 의해 유대인들의 본국 회복 움직임이 본격화된다. 1948년 5월 14일, 유엔의 결의에 따라 이스라엘은 독립을 선언했다. 이는 곧바로 주변 아랍 국가들과의 전쟁으로 이어졌고, 이후 수차례의 중동 전쟁을 거치며 국경이 확장되고 평화협정이 체결되는 등 복잡한 외교적·군사적 역사가 뒤따랐다. 이러한 과정은 팔레스타인과의 갈등, 난민 문제 등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중요한 국제 이슈를 낳았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단순한 분쟁의 상징으로 머물지 않았다. 국가적 정체성은 유대교, 히브리어, 유대 전통 등에서 기반을 두면서도 현대 민주주의 체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서방 국가들과의 협력 속에서 강한 기술력과 국방력을 보유한 국가로 성장했다. 텔아비브는 경제와 첨단 산업의 중심지로, 예루살렘은 종교와 정치의 상징으로 기능하며, 두 도시가 조화를 이루는 이스라엘의 풍경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국가의 면모를 드러낸다.

2. 기술과 창업의 강국, 이스라엘의 경제와 산업

이스라엘은 작은 국토와 제한된 자원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기술 강국으로 성장했다. 이스라엘의 경제는 농업 기반에서 첨단 기술 중심으로 구조를 전환했으며, 그 중심에는 활발한 창업 생태계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다. "스타트업 네이션"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이스라엘은 인구 대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타트업 기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혁신적인 기술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 모범적인 국가로 꼽힌다. 정보통신기술(ICT), 사이버보안, 인공지능, 의약바이오, 군사 기술 등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며, 이스라엘의 기술 기업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와 긴밀히 협력하거나 아예 현지에 진출하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사이버보안 기업 체크포인트, 모빌아이(자율주행 기술), 와이즈(Waze) 등이 있으며, 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농업 혁신도 주목할 만하다.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점적 관개 시스템(drip irrigation)은 전 세계로 수출되는 기술이 되었으며, 사막 지대에서의 스마트 농업도 선도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 환경 기술, 해수 담수화 기술 역시 기후 변화와 자원 제약에 대응하는 혁신의 사례로 꼽힌다. 이러한 성과의 바탕에는 이스라엘 국민들의 높은 교육 수준과 군 복무를 통한 기술 습득, 그리고 개방적인 창업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군대 내 정보부대 출신 인재들이 사회로 배출되어 스타트업 창업에 뛰어드는 구조는 이스라엘 특유의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세제 혜택, 투자 유치, 연구개발(R&D) 지원 등도 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3. 복합문화와 종교의 중심, 이스라엘 사회와 일상

이스라엘은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공존하는 복합 사회로,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 드루즈교 등이 하나의 공간에서 함께 존재하는 드문 예시다. 예루살렘은 이들 세 종교의 공통된 성지로, 구시가지 안에는 통곡의 벽, 성묘 교회, 알 아크사 사원 등 역사적 의미를 지닌 장소들이 공존하고 있다. 이로 인해 도시 전체가 종교적 경외감과 긴장감을 동시에 안고 있으며, 이를 찾는 전 세계 순례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이스라엘 사회는 다민족적 특성도 강하다. 전 세계에서 돌아온 유대인 디아스포라와 아랍계 이스라엘인, 베두인, 동유럽계 유대인, 에티오피아계 유대인 등 다양한 집단이 공존하며, 문화적으로 풍부한 사회를 형성하고 있다. 음식, 언어, 의복, 예술 등 모든 영역에서 이러한 다양성이 반영되며, 이는 이스라엘 특유의 활기찬 도시 문화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교육 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며,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대학과 연구기관들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와이즈만 연구소, 히브리대학교, 텔아비브대학교 등은 국제 학술적 위상이 높다. 건강 보험 체계 역시 효율적으로 운영되며, 전 국민 건강보험을 기반으로 한 의료 서비스는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 한편, 군 복무는 남녀 모두에게 의무이며, 이는 국민의식과 공동체 정신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 이와 동시에 사회 내에서는 종교적 자유와 세속주의 사이의 균형 문제,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정치적 견해 차이 등 복잡한 사회 이슈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목소리는 역동적인 민주주의 국가로서 이스라엘의 건강한 사회 구조를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은 수많은 갈등과 도전을 겪으면서도, 창의성과 적응력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발전을 이어가는 나라다. 고대와 현대, 종교와 과학, 전통과 혁신이 조화롭게 얽힌 이 나라는 지금도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며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다.